근묵자흑


가까울 
먹 
놈 
검을 

직접적으로 해석하면 먹을 가까이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검어진다는 뜻이다. 비슷한 뜻의 속담으로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가 있다.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이다. 훌륭한 스승을 만나면 스승의 행실을 보고 배움으로써 자연스럽게 스승을 닮게 되고, 나쁜 무리와 어울리면 보고 듣는 것이 언제나 그릇된 것뿐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일깨운 고사성어이다. 맹모삼천지교의 교훈과 여러모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교육을 위해 환경을 신경쓰는 어머니의 사랑과 그 좋은 환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교훈이 담겨있다. 그 환경이라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기도 하다.

유래는 서진의 문신 부현이 편찬한 태자소부잠 (太子少傅箴) 에 등장한 구절이다.
近朱者赤 近墨者黑 聲和則響淸 形正則影直
붉은색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붉은색으로 물들고 먹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진다. 소리가 고르면 음향도 맑게 울리고 형상이 바르면 그림자도 곧아진다.

근주자적 (近朱者赤)도 이와 같은 뜻을 가진 사자성어다. 븕은것을 가까이하면 붉게 된다.

비슷한 말로 순자의 "쑥대가 삼대밭 속에서 자라면 부축해 주지 않아도 곧으며, 흰 모래가 개흙 속에 있으면 함께 모두 검어진다"가 있다. 또한 "심연에 있는 괴물을 바라볼 때에는 그곳에 있는 괴물도 당신을 바라볼 것이다"라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명언 역시 이와 동일한 의미를 가졌다.

공자의 '지란지교'에 관한 내용 중에도 이런 내용이 있다.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향기 그윽한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그와 함께 오래 지내면 비록 그 향기는 맡을 수 없게 되지만, 자연히 그에게 동화되어 착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악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마치 악취가 풍기는 절인 어물을 파는 가게에 들어간 것과도 같아서, 그와 함께 오래 지내면 비록 그 악취는 맡지 못하게 될지라도, 그에게 동화되어 악한 사람이 된다.

불교 설화에 등장하는 '향을 싼 종이'와 '생선을 꿰었던 노끈'의 이야기 등 여러 문화권에서 이 성어와 비슷한 의미를 내포하는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환경은 인적, 물리적, 지리적 환경으로 나뉘는데 유유상종이란 말은 인적환경을 나타내는 사자성어이다. 부모가 어릴적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지 마라라고 얘기하는 것은 인적인 환경을 얘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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