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지성과 감각의 전쟁이다.
* 삶이란 지성과 감각의 전쟁이다 *
때로는 두 번 생각해 보고 나서 행동하고, 때로는 최초의 충동에 따라 행동하라.
삶이란 날카로운 지성과 감각적 충동이 대립해서 싸우는 전쟁이다.
예민한 감각은 싸움에서 자기가 노리는 것을 수시로 바꾸는 전략을 쓴다.
위협을 하면서도 그 위협에 따라 그대로 공격하는 일은 절대로 없고, 다만 적이 위협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랄 뿐이다.
감각은 자신의 전략을 항상 감추려고 하기 때문에,
공중에서 잘 겨냥하고 있다고 적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정확하게 내려친다.
적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 일부러 자기 목적을 드러낸 다음에는 우회해서 기습하여 적을 제압한다.
그러나 날카로운 지성은 이러한 기습을 미리 예견하여 경계하고 오히려 그런 공격을 숨어서 기다린다.
지성은 적이 일부러 흘려서 알려 주는 정보를 언제나 그와 반대되는 내용으로 파악하고 위장된 속임수를 모두 알아차린다.
그래서 최초의 충동이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두고 두 번째 충동이 오기를 기다린다.
때로는 세 번째 충동이 다가오기를 기다릴 때도 있다.
그러면 감각은 적이 자신의 전략을 미리 간파했다고 깨닫고는 공중으로 더 높이 날아 올라간다.
그리고 전략을 바꾸어서 다른 속임수를 쓴다.
진리를 내세워서 속이려 드는가 하면, 속임수를 쓰지 않는 척하면서 속이려고 하고, 가장 솔직한 자세를 속임수의 바탕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와 대립하는 적인 지성은 경계를 한층 강화해서 자신을 방어하고,
빛으로 겉을 싸서 위장한 암흑을 알아채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하게 보일수록 더욱 교모하게 마련인 속임수를 모두 간파하고 만다.
이런 식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대한 뱀 파이톤의 속임수가
온 누리에 파고드는 태양식 아폴로의 햇살과 싸우는 것이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